1. 올빼미 줄거리
경수는 동네 의원에서 일하는 맹인 의원이다. 그는 어의가 직접 방문해 솜씨 좋은 침술사를 찾아 궁에 데리고 간다는 소식을 듣고 시험에 응시한다. 시험은 환자의 팔을 실로 묶어 보이지 않는 밖에서 진맥을 하여 증상을 찾고 올바른 처방을 내리는 것이었다. 다른 의원들은 실로 진맥을 하며 엉뚱한 처방을 내리기만 하고 실망한 어의는 자리를 뜨고 떠나려 하는데 경수는 환자가 들어오는 발걸음과 숨소리로 진맥한 내용을 말한다. 어의는 환자의 숨소리와 발걸음만으로 진맥을 하는 게 맞느냐고 하지만 경수는 실로 진맥을 보는 것 자체가 요식행위라고 말하며 실제 진찰은 환자의 상태를 보고 처방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의 이형익의 의도를 꿰뚫은 듯한 경수는 그렇게 궁으로 들어가게 된다. 경수는 고질병을 앓고 있는 병재라는 남동생과 둘이 살고 있었는데, 병재는 매일 약을 먹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처음 궁으로 들어가는 경수는 보름후에나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기 때문에 병재가 먹을 보름치 약을 집에 두고 궁으로 떠나게 된다. 사실 경수는 낮에는 보이지 않지만 밤에는 잘 보이는 주맹증을 앓고 있었다. 그는 낮에는 소리를 통해 궁궐의 의학에 대해 파악하고 밤에는 그것들을 실제로 보며 의술을 익혀가고 있었다. 그러던중 청나라에 인질로 잡혀갔던 소현세자가 8년만에 궁에 돌아오게 되고 경수는 소현세자의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침술사로 임명된다. 그러던 중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게 된 경수는 범인을 찾기 위해 궁안을 돌아다니며 단서를 찾기 시작한다.
2. 영화의 배경
2022년 개봉한 영화로 배경은 인조가 왕으로 있던 조선시대가 배경이다. 인조는 청나라에게 항복하고 속국의 왕으로 굴욕을 안고 살고 있었다. 소현세자가 돌아온 그날 청나라 사신은 청나라 황제의 옷만 들고 와 인조의 자리에 걸어두고 옷앞에 신하들과 인조를 무릎 꿇게 만든다. 그렇게 무릎을 꿇고 있는 왕 앞에 사신은 소현세자에게 앞으로 나와 통역을 하라고 한다. 왕실의 법규가 엄격한 조선시대에 왕이 무릎을 꿇고 있는 것도 모자라 아들이 그 앞에 일어나 통역을 한다는 것은 인조에게도 커다란 치욕이었다. 인조는 그렇게 청나라에게 항복을 했던 그날의 수모를 떠올리며 치를 떨며 분노하게 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남한산성의 이야기가 바로 인조의 항복 이야기이다. 그런 인조에게 소현세자는 청나라 문물을 배워야 한다고 말을 하였고, 왕의 권위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이 든 인조는 심기가 몹시 불편하다. 그런 인조는 며칠 뒤 마음을 가다듬고 지병을 앓고 있는 소현세자에게 어의인 이형익과 경수에게 치료를 받게 하고 소현세자와 경수는 어느 날 밤 어떤 계기로 인해 친밀한 사이가 된다. 경수의 진심 어린 치료로 소현세자의 건강은 나날이 좋아지게 되고 병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던 중 소현세자가 갑자기 위중하다는 말을 들은 경수는 소현세자의 침실로 몰래 갔다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게 된다. 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알기 위해 경수는 궁궐의 내막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3. 나름의 감상평
현대인의 가장 큰 병은 마음의 병이라고들 말한다. 삶의 질이 올라간 요즘이지만 마음이 편안한 삶을 살기는 쉽지 않은 세상인가 보다. 그렇게 조선시대 삶의 질이 좋았을 왕족들에게도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풍파가 많았던 왕 인조는 우리가 아는 남한산성에서 청나라에게 항복을 한 조선의 왕이며 그로 인해 마음속에 울분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조선의 왕이었지만 자신의 의지로는 그 굴욕적인 상황을 해결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들인 소현세자마저 볼모로 청나라로 끌려갔다가 돌아오게 되었지만 인조는 청나라 사신이 왕인 자신보다 세자를 더 높게 대우하는 것을 보고 그는 결국 아들도 자신의 굴욕적인 처지를 더욱더 상기시키는 인물로 느끼게 된다. 그런 인조에게 청나라 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하는 세자를 보며 나는 순간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리 좋고 옳은 말이라도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고 상대의 상황과 의중을 헤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문물을 보고 익힐 수는 있었지만 상대방의 심중을 읽는 법은 배우지 못했구나 하는 아쉬움도 느껴졌다. 그렇게 온갖 굴욕을 겪으며 왕으로서의 권위를 살리고 싶었던 인조와 그것을 헤아리지 못했던 소현세자는 왕인 아버지의 부정을 받지 못하고, 인조는 아들 소현세자의 존재를 부정하게 된다. 어찌 보면 슬픈 조선의 역사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현실이 더해져 이야기는 다소 비정한 결말을 맞게 된다. 요즘 내 주변에 갑자기 사람이 없다고 느껴질 때 이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023.05.23 - [영화] - 영화 명량, 불굴의 의지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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